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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1 19:51 수정 : 2019.12.02 02:38

1일 오후 홍콩 센트럴 지역에서 열린 ‘홍콩 인권법' 발효 축하 집회를 마친 시위대가 현지 미국총영사관까지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범민주파 지방선거 압승 이후 첫 대규모 거리시위
침사추이-훙홈 행진, 경찰-시위대 충돌 재연
전날 밤 시위에서도 최루탄 재등장
민간인권전선, 오는 8일 대규모 집회 예고

1일 오후 홍콩 센트럴 지역에서 열린 ‘홍콩 인권법' 발효 축하 집회를 마친 시위대가 현지 미국총영사관까지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둔 지난달 24일 지방선거(구의회) 이후 처음으로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나섰다. 선거 참패 직후 “민의를 귀담아듣겠다”고 밝혔던 캐리 람 행정장관이 경찰폭력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위원회 구성을 비롯한 시위대의 요구에 여전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홍콩 프리 프레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홍콩섬 에든버러 광장과 차터가든에서 수백 명씩 참가한 가운데 각각 ‘최루탄 사용 반대’ 집회와 ‘홍콩 인권·민주주의법’ 발효를 기념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어 오후 3시께부터 수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카오룽반도 침사추이에서 홍콩이공대 교정이 있는 훙홈까지 ‘5대 요구 수용’을 촉구하는 거리집회가 열렸다. 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사실상 모든 집회를 불허했던 경찰은 이날 집회 3건을 모두 허가했다.

하지만 행진 도중 일부 시위대가 예정된 경로를 벗어나 도로를 가로막자, 경찰은 곧바로 ‘파란색 경고 깃발’을 들어 보이고 해산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시위대는 벽돌 등을 집어던지며 격렬하게 맞섰다. 경찰은 이른바 ‘랩터스’로 불리는 체포전담조를 곧바로 투입했다. 이날 시위는 저녁 6시30분께 시위대와 경찰이 흩어지면서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홍콩방송>(RTHK) 등이 전했다.

그럼에도 몽콕·훙훔·왐포아(황푸) 등 카오룽 반도 일대에서 일부 시위대가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면서, 경찰이 밤 늦은 시각까지 도로를 봉쇄하고 산발적으로 최루탄을 쏘는 등 진압작전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과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경찰의 과잉대응에 항의하며 병력을 물리라고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이날 밤 홍콩 경찰은 인도를 지나며 항의하던 시민들을 불러 세워 무차별적으로 검문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앞서 전날 밤 카오룽반도 몽콕 일대에선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2주 가까이 사라졌던 최루탄도 재등장했다.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나서면서, 지방선거를 전후로 약 2주간 이어진 홍콩의 ‘불안한 평화’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범민주 진영의 압승 이후 유화적으로 바뀐 홍콩 경찰이 다시 강경몰이에 나서면 시위대 역시 격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시위 양상은 홍콩 시민사회 연대체인 민간인권전선이 오는 8일로 예고한 ‘세계 인권의 날’ 기념집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이 단체가 집회를 주최할 때마다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바 있다. 이날은 시위 현장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추락해 끝내 숨진 홍콩과학기술대학생 차우츠록(22)의 사망 1개월째이기도 하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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