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29 15:12
수정 : 2019.11.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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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홍콩이공대 교정에서 소방관들이 화염병 등 위험물질을 수거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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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간 수색작업 이후 29일 정오께 철수 개시
화염병 등 위험물질 수거…남은 시위대 발견 못해
범민주파 선거 승리 이후 대응 유연해진 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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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홍콩이공대 교정에서 소방관들이 화염병 등 위험물질을 수거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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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2주 가까이 지속해 온 이공대 봉쇄를 풀었다. 지난 24일 치러진 지방선거(구의회)에서 범민주파가 압승을 거둔 이후 강경 일변도였던 경찰의 대응이 다소 유연해진 모양새다.
<홍콩방송>(RTHK)은 29일 “경찰이 이틀간에 걸친 수색작업을 마치고, 정오 무렵 이공대 봉쇄를 풀고 철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카오룽반도 훙홈에 위치한 이공대에서 시위대와 격렬한 충돌을 벌인 직후부터 11일째 이공대 주변 일대를 철저히 봉쇄해왔다.
앞서 홍콩 경찰은 28일 오전 폭발물 처리반과 소방관·의료진은 물론 협상전문가와 상담사 등으로 구성된 ’안전팀’을 이공대 교내로 투입해 위험물질 제거와 남아있는 시위대 설득을 시도했다. 이어 오후엔 경찰 병력 400명을 투입해 화염병 3900여개와 부탄가스통 900여개 등을 수거했다.
경찰은 이날도 오전 일찍 병력을 교내로 투입해 화염병 280개와 가스통 318개를 수거하는 등 위험물질 제거 작업을 마무리했다. 시위대 20여명이 여전히 교내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 쪽은 이틀간의 수색 과정에서 시위대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경찰 고위관계자의 말을 따 “교내에 남아있다는 시위대와 마주치지 못했기 때문에 체포된 사람도 없다”며 “시위대 체포가 아니라 위험물질을 제거하는 게 교내 진입 목적”이라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지난 17일 이후 이공대 주변을 철저히 봉쇄하고 교내에 남아있는 시위대의 ’투항’을 요구해왔다. 경찰의 봉쇄 이후 음식물 부족과 추위 등으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이공대를 빠져나온 시위대는 지금까지 미성년자 300명을 포함해 모두 1100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끝까지 교내에 남아있는 일부 시위대는 의료진마저 철수한 상황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 사실상 ’감금’ 상태로 지내야 했다. 봉쇄가 길어지면서 이공대 상황이 ’인도적 재난’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지난 24일 지방선거(구의회)에서 범민주파가 압승을 거둔 뒤, 당선자 수십명이 이튿날인 25일 이공대로 몰려와 경찰 병력의 조속한 철수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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