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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3 11:18 수정 : 2019.08.16 10:57

12일 홍콩 정부청사 건물 주변에서 경찰이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충돌하고 있다. 홍콩 AFP/연합뉴스

SNS 통해 현장 영상 공유하며 홍콩 경찰 비판

12일 홍콩 정부청사 건물 주변에서 경찰이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충돌하고 있다. 홍콩 AFP/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조례’에 반대하며 거리로 뛰쳐나온 홍콩 시민 시위대를 상대로 경찰이 물대포와 고무탄 총, 최루액과 최루가스 등을 동원하며 과잉 진압해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수라장인 현장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며 홍콩 경찰을 비판하고 있다.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안)’는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범죄인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소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홍콩 시민 약 103만명(주최 쪽 추산)이 모여 홍콩이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에도 홍콩 당국의 태도가 바뀌지 않자, 홍콩 시민들은 12일 ‘범죄인 인도 조례’ 반대를 외치며 입법회와 정부청사가 위치한 지역을 포위하고 의원들의 진입을 막았다. 입법회는 이날 오전 범죄인 인도 조례안 2차 심의를 할 계획이었지만 시민들이 입법회 건물을 봉쇄하자 심의를 연기했다. 홍콩 시민들은 법안 표결이 예정된 20일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께 홍콩 경찰국장은 이 시위를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시위대를 주요 도심 바깥으로 밀어내며 강제 해산에 돌입했다.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물대포, 최루액, 최루가스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살상력은 낮지만 타박상 등 직접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고무탄 총으로 불리는 ‘빈 백 건(bean bag gun)’을 발포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이 올린 현장 영상들에는 경찰의 폭력에 신음하는 시민들의 비명이 가득 담겨있다. 트위터 아이디 @aletwee******가 올린 영상을 보면, 무장한 경찰 대여섯명이 서 있는 시민에게 달려가 목덜미를 잡고 넘어뜨린 뒤 한꺼번에 달려들어 무기로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나온다. 트위터 아이디 @WongPa*****가 올린 영상을 보면, 경찰은 자신에게 항의하는 시민을 조준해 ‘빈 백 건’을 쏘고 뒤이어 시민이 많은 쪽을 향해 최루탄을 던졌다.

경찰의 과잉 진압에 많은 시민이 다쳤다. 트위터 아이디 @Qwe123a0147****는 “홍콩 경찰이 쏜 고무총에 스치듯 맞은 사진”이라며 부상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눈 아래 깊게 패인 상처가 있고 눈 바로 아래부터 볼 전체가 피멍이 번져있다. 이 사진을 본 트위터 아이디 @ultrano****은 “고무총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공격용 무기”라고 언급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hah****는 경찰에게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민의 영상을 올렸다. 시민은 얼굴 전체가 피범벅이 된 채로 초점이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길바닥에 누워있다. 입으로는 계속 피를 토하고 있다. 게시자는 이 영상을 올리며 “이들이 대체 너희들한테 뭘 잘못했길래”라고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hah****는 “아주 조용히 잔디 위에서 돗자리 깔고 피크닉처럼 평화적으로 있었는데 갑자기 (경찰이) 무력으로 밀고 들어와서 방패로 그냥 다 밀어버리고 곤봉으로 때리고 최루탄, 페퍼스프레이를 뿌렸다”고 썼다. 이어 “아주 집단 린치를 하네. 누가 보면 동물 때려잡는 줄 알겠다”고 덧붙였다.

홍콩을 보며 한국의 1980년 광주를 떠올린 누리꾼들도 있었다. 트위터 아이디 @maedu*****는 “1980년 5월, 나는 막내 외삼촌을 잃었다. 그리고 2019년, 치매가 오신 할머니는 아직도 막내 외삼촌을 찾으신다. 막내외삼촌은 단지, 광주의 봄을 바랬을 뿐이었다”며 “삼촌이 흘린 피로 광주에 봄이왔다. 비로소 봄이었다. 홍콩에도 봄이 오기를”이라고 했다. @haren****는 “지금 홍콩의 모습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많이 봤던 5월의 광주 같다”고 했고, @studyas****는 “더욱 완벽한 고립과 더욱 흉악한 무기로도 1980년 광주를 지우지 못했고, 그 정신은 1987년에 다시 피어나 개헌을 이끌어냈고, 그 헌법은 2017년에 쿠테타의 마지막 잔재를 몰아냈다. 때문에 나는 홍콩시민이 결국 승리할 것을 의심치 않는다. 다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이 희생이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들은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로 12일 밤 10시 기준 72명의 부상자가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이 가운데 2명의 상태는 위중하다고 보도했다. 부상자의 연령은 15~66살로 다양했다.

이하는 SNS에 공유된 누리꾼들의 현장 영상

이주빈 기자·24시팀 종합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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