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밤(현지시각)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이 다뉴브강(두너강)을 바라보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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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 참사 르포]
헝가리 현지 언론 “이번 사고는 인재” 지적
‘정부합동 신속대응팀’ 선발대도 현장 도착
외교부 “사망자 7명 신원은 모두 확인”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 사고 실종자 가족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헝가리 이름 두너강) 가운데 여의도처럼 자리잡은 머르기트섬에 도착한 것은 31일 오전 오후 2시30분(이하 현지시각)이었다. 이날 사고 현장에 도착한 가족 10여명은 카키색 텐트에 임시로 마련한 한국 긴급구조대 대책본부에서 헝가리와 한국 당국자들을 만나 4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가족들은 수색 상황과 이후 대책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앞선 이날 오전 9시, 사고가 난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는 수색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됐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이곳을 방문할 때까지도 새로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다리 아래에는 대형 바지선과 크레인이 자리잡았고 수색선 2척이 침몰 현장 인근을 오갔다. 다리 위에는 헝가리 시민 50여명이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사고 현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전날 밤 늦은 시간까지 수색 작업을 진행한 헝가리 당국은 이날 낮 12시45분부터 선체 내부 등에 대한 수색을 시도했다. 오전 10시께 도착한 한국해난구조대(SSU)와 해경 등 신속대응팀은 이날 본격적인 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 이날 오후 긴급구조대는 헝가리 쪽과 회의 끝에 유속이 빨라 6월2일까지 잠수수색이 어렵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긴급구조대는 일단 보트를 이용한 수상수색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헝가리 정부는 이날 오전부터 적극적인 수색을 시도했다. 헝가리 경찰청이 실종자 수색 총괄지휘를 맡았고, 대테러청에서 잠수부를 투입했다. 헝가리 군도 인력을 파견했고, 해경은 헬리콥터와 수중 레이더 등을 동원했다. 헝가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오스트리아 특수부대인 코브라 부대의 구조전문요원 10명도 전날 현장에 도착해 수색 작업을 돕고 있다. 현장 지휘를 위해 급파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전 9시 머르기트 다리 위에 도착해 페테르 시야르토 외무장관을 비롯한 헝가리 정부 관계자 등을 통해 수색 현황을 파악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당권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장은 “헝가리 당국에서는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며 “머르기트 다리 침몰 현장에선 인양 작업에 대해 논의하고, 실종자 수색은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작업은 만만치 않은 상태다. 실제 이날 낮 12시45분께 투입된 헝가리 잠수부 한명은 유속이 너무 빨라 3분 간격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계속 내린 비로 강의 수위는 5m를 넘어섰고, 흙탕물이 가득해 가시거리가 40~50㎝밖에 되지 않았다. 유속도 시간당 15㎞로 매우 빠른 편이다. 구조 작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겨레>와 만나 “헝가리 정부가 허블레아니호 인양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나 수심이 깊고 가시거리가 좋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알려왔다. 인양은 지체되고 있으나 수색과 구조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31일 오전 (현지시각)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 침몰 선체를 인양하기 위해 수상 크레인이 준비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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