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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09 10:30 수정 : 2019.09.09 14:27

수행비서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 2월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뒤 법정구속돼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수행비서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 2월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뒤 법정구속돼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자신의 권세와 지위를 이용해 비서를 성폭력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안희정(54) 전 충남도지사가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1회 모두 10차례의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됐다. 지난해 2월25일 마지막 성폭행이 있은 지 일주일 남짓 뒤인 3월5일 김씨는 생방송 뉴스에 출연해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실을 고발했고 ‘미투 운동’을 이끌었다.

안 전 지사의 1·2심 결과는 판이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였던 서울서부지법 형사 11부(재판장 조병구)는 피해자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며 공소사실 10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를 “권위적이거나 관료적이지 않은 정치인”으로 평가하며 업무상 위력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그 위력이 행사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관련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재판부는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다음날 아침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순두부 식당을 알아보거나, 안 전 지사 등과 함께 와인바에 간 점, 안 전 지사가 이용하던 미용실에서 자신의 머리를 손질한 것 등이 전혀 피해자답지 못하다며 성폭행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동료들에게 장난스러운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안 전 지사에게도 친근감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을 전송한 사실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였던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홍동기)는 안 전 지사의 공소사실 10건 중 2017년 8월 충남도청 집무실에서의 강제추행 1건을 제외한 9건을 유죄라고 인정하고,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했다.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1심과 달리 피해자 진술이 일관적이고 구체적이라며 피해자 진술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수행비서로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한 피해자의 모습이 실제 간음당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하는 간접증거로서 피고인(안 전 지사) 진술의 신빙성을 살펴본 결과 피고인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1심 재판부와 달리 위력의 ‘존재’와 ‘행사’를 구분하지 않고 피해자와 안 전 지사의 관계와 구체적 상황 등을 종합해 안 전 지사가 권력적 상하관계를 이용해 간음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하급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지난해 4월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제자를 성추행한 일로 해임된 교수의 해임 처분이 무효라고 판단한 2심 재판부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법원이 성 관련 소송을 다룰 때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심리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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