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의 국회 연설 분석해보니
‘전쟁’ 8번·‘한강의 기적’ 3번…
한국의 정치·경제적 성취 극찬
“한국 국민(Korean·38번), 북한(North·34번), 체제(Regime·18번)”
8일 미국 대통령으로선 24년 만에 국회 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핵 실험과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언급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북한의 독재 체제와 무력시위를 규탄하는데 35분 연설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만 북한을 34번 부르면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북한 다음으로 ‘한국(Korea·28번), 사람들(People·24번), 국가(Nation·24번), 남한(South·19번)’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이는 <한겨레>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을 분석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사용한 단어를 분류하고 빈도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표현하는 ‘워드 클라우드(word cloud)’ 방식으로 시각화했다. 분석에는 통계 프로그램 ‘R’을 활용했다.
■김정은 독재체제와 북핵실험에 ‘맹비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Kim·3번)’ 노동당 위원장을 ‘독재자(Dictator·7번)’로 규정했다. 이어 북한을 ‘감옥(Prison·3번) 국가’로 지칭하면서 “북한 경제가 거둬들이는 수익은 왜곡된 ‘체제(Regime·18번)’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분배된다”며 “충성도가 높은 사람들은 수도인 평양에 거주할 수 있고, 가장 낮은 사람들은 먼저 아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Nuclear·10번)’실험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그리고 시험하려 들지 말라”며 단호한 어조로 북한 김정은 체제에 경고를 보냈다.
그는 “북한 체제는 미국의 과거를 유약함으로 해석했지만, 이는 치명적 오산이 될 것이다. 우리는 과거 행정부와 다른 행정부다”라며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국가들은 힘을 합쳐 북한의 잔혹한 체제를 고립시켜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하고, 북한과 모든 무역관계를 끊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 적극적인 제재행동에 나설 것을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북한에 대해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비핵화’를 조건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밝혔다. 그는 “당신(김정은)이 지은 범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은 미래를 위한 ‘길(Path·3번)’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것의 출발은 공격을 중단하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추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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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미 대통령의 연설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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