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 이유미 제보 받아 이준서가 박지원에 문자 보내
박지원 제보 알았을지 여부엔
“비서관이 휴대전화 관리…인지 못해”
‘결정적 증거’라며 총공세했는데
선거 사령탑이 몰랐을지 의문
이용주가 공개한 카톡엔 “사실 말하면 국민의당 망한다”
이유미가 말한 불리한 내용은 언론 공개때 누락
국민의당이 ‘문준용 채용비리 의혹 증거 조작’을 평당원 이유미씨 단독 범행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의혹은 ‘윗선’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씨로부터 ‘조작된 자료’를 받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당 차원의 공식 폭로 이전인 지난 5월1일 해당 내용을 박지원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29일 드러났다. 또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을 입증하겠다며 전날인 28일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정작 조작된 증거에 부담을 느낀 이씨가 ‘폭로 중단 및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 등 대선 전부터 ‘윗선’에서 조작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카톡 내용은 제외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 “제보 전해받았지만 휴대전화 2개여서 놓쳐” 당내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5월1일 이유미씨의 카카오톡 제보를 박지원 전 대표에게 바이버 문자로 보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과 박 전 대표를 차례로 만나 이를 파악했다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이씨가 조작해 만든 자료를 박 전 대표에게 보낸 뒤 ‘박지원 대표님. 어떻게 하면 좀더 이슈를 만들 수 있을까요’라고 문의했고, 메신저로 전화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박 전 대표는 5월5일 (조작 자료가) 언론에 발표되기 이전에 이 부분을 인지하지 못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문자 폭탄’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추가로 개설했고, 이 전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비서관이 관리하는 기존 휴대전화에 해당 내용을 보낸 탓에 박 전 대표가 실제 인지하지는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경쟁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을 결정적 증거라며 당에서 총공세를 펼친 폭로 내용을 선거 사령탑인 박 전 대표가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전화가 두 개여서” 확인이 누락됐다는 해명도 석연찮다. 비서관이 휴대전화를 관리했더라도 투표일이 임박한 시점에 그런 중대한 내용을 임의로 박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렵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던 김아무개 비서관은 이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면 이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홰 확인했을 거라 생각하고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은 의혹을 더 부풀리고 있다. 캠프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의 ‘전결’로 조작 자료의 브리핑이 이뤄졌으며 이 의원은 조작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 국민의당이 ‘윗선’ 의혹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맞춤형 해명’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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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씨가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하는 것이라고 하셔서”라고 말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에스비에스>(SBS)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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