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06 17:46
수정 : 2018.04.06 20:27
“국민과 민주주의 기만한 당연한 결과”
법원 밖에선 일부 친박시위 벌어져 긴장
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24년 등을 선고받자, 다수 시민들은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일부는 선고공판이 이뤄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항의집회를 여는 등 반발했다.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재판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증언을 이어온 노승일 전 케이(K)스포츠재단 부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파면 결정 후에도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한마디의 사죄 없이 재판을 보이콧하는 등 국민과 민주주의를 기만했다는 점에서 이번 중형 선고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노 전 부장은 “다만 여전히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대해 밝혀진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는 점에서 1심 선고는 적폐청산의 끝이 아닌 시작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이영만 학생의 어머니 이미경씨는 “최근 검찰 수사로 세월호 7시간 의혹 때 박 전 대통령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는 게 드러나 또 한번 분노했다. 비록 박 전 대통령 비리에 대한 형사재판 선고이긴 하지만 인과응보의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6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입시·학사 비리를 규탄하는 학내 시위에 참여했던 이화여대 졸업생 ㄱ(25)씨는 “비선실세인 엄마의 힘으로 노력 없이 대학에 입학한 정유라를 보며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분노가 컸다”며 “박 전 대통령의 유죄를 인정한 법원의 결정이 우리 사회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모임인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700여명(경찰 쪽 추산)이 참여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즉각석방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선고 결과가 나오자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외치거나 도로 위에 눕는 등 반발했다. 경찰은 법원 인근에 경비 인력 3000명을 배치하는 등 경계에 나섰지만 큰 돌발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