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06 17:19
수정 : 2018.04.06 17:46
선고 전부터 중형 가능성 보도
“최순실과의 친분이 몰락의 핵심”
“박의 몸과 영혼 완전히 통제”
중국 언론은 동시통역까지 동원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내려진 6일 해외 주요 언론들은 이를 긴급 타전하며 주요하게 보도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주문이 선고되기 전부터 재판장이 혐의에 대해 유죄를 판시하는 것을 전하면서 중형이 선고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비시>는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이례적으로 재판이 생중계됐다며, 한국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전직 지도자의 부정의 핵심에는 최순실과의 친분이 있다”며 “박근혜는 절친한 친구와 공모해 재벌들에게 혜택을 주는 대가로 뇌물을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아에프페>(AFP)·<에이피>(AP)·<로이터> 등 주요 통신사들도 즉각 선고 내용을 타전했다. <아에프페>는 박 전 대통령을 “불명예스러운 전 대통령”이라고 표현하며, “대중의 분노와 조롱의 인물이 된 이 나라의 첫 여성 대통령의 불명예스러운 극적인 몰락이 마무리됐다”고 평했다. <에이피>는 여러 혐의들에 대한 재판장의 판시를 시시각각 속보로 내보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선고 형량은 2016년말부터 한국을 떠들썩하게 한 국정 농단 사건에 법원이 부과한 최고 형량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도 부패 혐의로 구속된 상태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 법원이 자국의 첫 여성 지도자가 ‘라스푸틴’ 최순실씨와 공모해 뇌물을 받고 지위를 남용했음을 법원이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라스푸틴은 제정 러시아 말기에 황후와의 친분을 이용해 국정을 어지럽힌 수도승이다. 또 최씨의 아버지 최태민 목사가 미국의 외교 전문에 “박근혜의 몸과 영혼을 완전히 통제”한 인물로 묘사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에 야당 의원이 최씨의 영향력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를 “무서운 신정주의”라고 묘사한 바 있다고 했다.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과 <봉황텔레비전>은 생중계되는 선고 장면 일부를 동시통역을 이용해 전했다. 전직 최고 지도자가 단죄되는 장면을 지켜본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에 “중국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올리기도 했다.
<아사히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 일본 언론들도 선고 내용을 속보로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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