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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04 15:07 수정 : 2018.03.04 19:15

차한성 전 대법관. <한겨레> 자료사진

차 전 대법관, 3심서 변호인단 합류
퇴임뒤 “공익업무 전념”… 작년 권선택 시장 등 변론
법조계 “변호인단에서 사임하라” 촉구

차한성 전 대법관. <한겨레> 자료사진
차한성(64) 전 대법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상고심 변호인단에 합류하자 변호사단체가 전관예우 등을 우려하며 부적절한 수임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부회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달 26일 차 전 대법관 등 6명의 변호인 선임계를 대법원에 냈다. 차 전 대법관은 1·2심에 관여하지 않다가 상고심에서 처음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2014년 3월 퇴임한 차 전 대법관은 이듬해 3월 개업 신고 때 대한변호사협회가 이를 반려하자 “상당 기간 공익 관련 업무에 전념하겠다”며 태평양의 공익법인 ‘동천’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지난해 권선택 대전시장 상고심 사건을 맡으며 2년 만에 본격적인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 사건은 정식 배당 전까지 사건 기록 접수를 맡은 대법원 2부(고영한·김소영·권순일·조재연 대법관)에 배당돼 있는데, 고영한·김소영 대법관이 차 전 대법관과 임기가 겹친다. 앞서 대법원은 2016년 ‘정운호 법조비리’를 계기로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에 대해서는 하루라도 임기가 겹친 대법관을 주심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내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다른 재판부에 배당돼 주심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배당이 되더라도 ‘전관예우’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차 전 대법관과 함께 근무한 김신·김창석 대법관이 각 1부와 3부에 속해 있다. 또 이 부회장 사건은 법적 쟁점이 복잡해 대법관 13명이 심리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가능성이 큰데, 13명 중 4명이 차 전 대법관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는 3일 성명을 내어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형사사건 상고심에서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변론을 한다면 당연히 전관예우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사임을 촉구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도 “대법관 후보들이 청문회에서 퇴임 후 개업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차 전 대법관 스스로 공익 업무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해놓고, 국내 최대 재벌 총수의 상고심을 맡은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삼성 쪽 변호인단을 이끌고 있는 이인재 변호사는 “상고심도 법리 공방이 치열한 만큼, 서면 작성 등 경륜이 풍부한 차 전 대법관이 합류하게 된 것”이라며 “차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4년이 넘었고, 실제 ‘동천’ 이사장으로 공익 활동을 해온 데 비춰 사건 수임을 일절 제한하라는 요구는 다소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등 법조계 고위 공직자의 퇴임 뒤 활동 제한에 대한 제도적 근거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법상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개업 뒤 1년간 대법원 사건을 맡을 수 없고, 3년간 연매출 100억원 이상인 법무법인 취업이 제한된다. 그럼에도 ‘전관예우’ 논란이 이어지자 대법관 출신이 영구히 대법원 사건을 수임할 수 없도록 하는 변호사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도 지난 1월 퇴직 법관의 변호사 업무수행 제한을 헌법에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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