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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13 17:20 수정 : 2016.09.13 21:05

지난 12일 오후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의 신속한 긴급조치 등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발령한 국민안전처. 연합뉴스

8분 지나 뒷북 문자·누리집 먹통
총리실 입장은 2시간47분만에
KBS 재난방송 전환않고 드라마

정부는 경주에서 역대 최대의 지진이 발생한 12일 낙제점 수준의 재난 대응 능력을 드러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통합적 재난 대응을 위해 신설한 국민안전처(안전처)의 역량은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기엔 턱없이 역부족이었다. 13일 안전처의 설명을 종합하면, 12일 저녁 7시44분에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하자 안전처는 약 8분 뒤인 7시52분에 진앙에서 반경 120㎞ 지역에 해당하는 부산·대구·울산·충북·전북·경북·경남 등의 주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저녁 8시32분 규모 5.8의 2차 지진이 발생하자 또 약 9분 뒤인 8시41분 반경 200㎞ 지역에 문자를 발송했다. 지난여름 폭염 때는 너무 자주 재난문자를 보내 항의를 받았던 안전처가 이번엔 ‘뒷북 문자’를 보내고, 지진파를 체감한 수도권 주민 등에게는 아예 문자도 보내지 않은 것이다. 안전처 누리집도 접속 폭주로 5시간 가까이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안전처는 “기상청이 1분 안에 지진경보를 유관기관에 보내지만, 국민에게 정확한 지진 발생 위치와 강도 등을 제공하기 위해 4~5분 뒤 도착하는 공식 지진통보문 내용을 긴급재난문자로 발송하고 있다”며 “만약 시민들이 정확성보다 신속성을 더 원한다면 조기 경보 내용을 바로 문자로 보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누리집 접속장애에 대해서는 “서버 컴퓨터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재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이밖에 총리실의 공식 입장이 첫번째 지진 발생 뒤 2시간47분이 지난 밤 10시31분에야 나온 점도 여론의 빈축을 샀고, 재난방송 주관사인 <한국방송>(KBS)을 비롯해 지상파 방송사들이 신속하게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하지 않고 드라마 등 정규 방송을 내보낸 것도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여야는 이날 “국민이 다치고 상한 뒤에 해명, 변명하는 것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정부가 이번에도 골든타임을 놓쳤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며 일제히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김종인 전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페이스북에 “8분간 먹통으로 있었던 국민안전처 문자시스템을 보면 세월호 때 겪은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도대체 깨닫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연 국무회의에서 “피해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해 피해 현황과 그 원인을 신속하게 조사하고 조기에 수습하라”고 지시하고 “이번 지진을 거울삼아 원자력발전소, 방폐장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지진 방재 대책을 전면 재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석진환 원낙연 기자, 문현숙 선임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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