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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12 11:23 수정 : 2016.09.12 16:34

12일 사설 “아무 일 않은 미국이 책임져야”
“한국 미국에 세뇌…제재로 해결된다 여겨”
“중, 최선 않는 한·미 대신 나설 수 없어”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다시 제기되고 있는 ‘중국 역할론’과 관련해, 중국 <환구시보>가 북핵 문제의 원인이 미국과 한국이라며 맹반발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조선(북) 핵실험에 ‘중국이 책임지라’는 건 억지”라는 제목의 12일치 사설에서 “조선(북) 핵문제는 본질적으로 조선(북)과 미·한 간의 일로, 미국은 최근 몇년 간 사태를 완화시키기 위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으니, 조선(북) 이외에 ‘책임질 사람’을 찾아야 한다면 첫번째는 미국일 것”이라며 북핵 문제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이 사설은 “미·한이 제멋대로 조선을 군사적으로 위협하지 않았다면, 미국이 작은 나라 정권들을 거칠게 제거하지 않았다면, 평양이 핵무기를 발전시키려는 동기가 이렇게 강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워싱턴은 조선 핵문제의 뿌리를 제거하려는 노력을 완전히 포기한채, 이렇게 복잡한 문제를 ‘베이징이 미·한이 요구하는 수준대로 제재를 하고 있는지 여부’의 문제로 간략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이 근본적으로 조선 핵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설은 한국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문제는 한국이 거의 미국식 사고에 세뇌됐다. 중국이 제재를 강화하는 것만으로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철석같이 믿는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최근 한국 정부가 ‘평양 타격론’, ‘북한 지도부 제거’ 등을 거론한다고 전하며, “한국이 이렇게 조선과 한번씩 서로 위협하고 있으니, 조선의 6차 핵시험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과 관련해, “중국의 제재는 유엔 틀 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우리의 제재는 조선 핵능력을 향한 것이어야지 조선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것이어선 안 된다. 미·일·한과는 태도상에서 태도를 벌려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미·한이 조선 핵문제를 중국에 외주 주려는 뜻은, ‘그들(미·한) 대 조선’의 충돌을 ‘조선 대 중국’의 충돌로 만들어 중-조 갈등을 (한)반도 주요 갈등으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그들(미·한)은 그럼으로써 휴식을 취하면서 힘을 비축해 피로한 적군과 싸우려는 것이고, 중-조 충돌로부터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중국인은 그렇게 레이펑같지만은 않다”며 “미·한이 열심히 조선과의 갈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중국은 그들을 도와 머슴살이를 하거나 총알받이를 해줄 순 없다”고도 주장했다. ‘멸사봉공’의 화신으로 영웅시되는 레이펑을 들면서까지, 중국이 무조건 한·미 주도 대북제재를 도울 거라는 기대를 갖지 말라고 경고한 셈이다.

<환구시보>는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이긴 하지만, 대외관계에 특화시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상업지인 탓에 대중적인 여론에 민감한 특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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