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7.16 11:52
수정 : 2016.07.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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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군부 쿠데타 시도가 일어나 이 과정에서 경찰 17명이 사망하는 등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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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대교 지키던 쿠데타군 정부군에 투항
에르도안, 이스탄불로 복귀…“쿠데타 세력 척결”
NYT “쿠데타 실패 신호”…민간인 등 60여명 사망
15일(현지시각) 밤 시작됐던 터키의 군사 쿠데타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6일 새벽 최대도시 이스탄불로 돌아왔고, 이스탄불의 아시아와 유럽지역을 잇는 보스포러스해협 대교를 장악하고 있던 쿠데타군은 정부군에 항복했다.
지난 15일 밤 쿠데타 발생 당시 휴가차 서부 이즈미르주에 머물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 새벽 4시께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에르도안의 지지자들은 그의 귀환 소식에 환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한 뒤 한 연설에서 이번 쿠데타를 “반역”이라고 규정하고, 미국에 있는 그의 정치적 라이벌인 펫훌라흐 귈렌의 지지자들이 반역을 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에르도안은 “그들은 이런 반역행위로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쿠데타 음모에 가담한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그가 에게해 근처 휴양지의 호텔을 떠난 뒤 그가 머문 호텔이 폭탄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에 있는 귈렌은 군사 쿠데타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은 군사 쿠데타에 반대한다며 이번 쿠데타 시도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한 것은 “쿠데타가 실패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평했다. 쿠데타 세력의 장악력이 높지 않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계엄령이 선포되고 통행금지 시간인데도 이스탄불 거리 등에는 에르도안 지지자들이 대규모로 쿠데타 반대시위를 하고 있다.
미국도 “민주적으로 선출된 터키 민간정부를 확고하게 지지한다”며,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고 에르도안에 힘을 실어줬다. 터키가 가입해 있는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엔도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았다.
16일 아침에는 보스포러스해협 대교에 탱크와 함께 배치돼 있던 쿠데타군이 두 손을 들고 항복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정부군에 쿠데타 진영에 가담한 항공기 등을 격추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 밖에 배치됐던 쿠데타군의 탱크는 정부군 F-16 전폭기의 공격을 받았다. 앙카라 외곽에서는 쿠데타군의 헬기가 격추됐다.
터키의 한 관리는 이번 쿠데타 시도로 군과 경찰, 민간인 등 60여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민간인이었다. 또 군사 쿠데타와 관련해 300여명이 체포됐다고 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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