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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가운데 앞쪽)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과 피해자 가족 등에게 둘러싸인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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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의자와 피해자
존 리 전 옥시대표 검찰 출석 “가슴 아프다”
피해자모임 10여명 검찰청 현관서 거친 항의
“정말 가슴 아픕니다.”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현관에 선 존 리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현 구글코리아 대표)가 어눌한 한국어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독성 가습기 살균제로 1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옥시의 외국인 대표로는 처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존 리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학교를 조퇴하고 온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임성준(13)군은 뒤늦게 도착해 그를 만나지 못했다. 임 군의 어머니 권미애씨는 “존 리 대표와 우리 아이를 꼭 만나게 하고 싶었다. 존 리 대표가 우리 아이를 보고 뭐라고 말할지 꼭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 군은 돌이 지나자마자 폐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기도협착·폐동맥고혈압 등 다양한 합병증을 앓고 있다.
존 리 전 대표가 출석하기 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회원 10여명이 검찰청 현관에서 ‘옥시는 한국을 떠나라’ ‘살인기업 처벌하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그를 기다렸다. 이들은 존 리 전 대표가 청사 현관에 도착하자 그에게 다가가 거칠게 항의했다. 존 리 전 대표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이 ‘유해성을 알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영어로 “검찰 조사에서 내가 아는 바를 얘기하겠다.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애도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이날 존 리 전 대표를 상대로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제품에 부작용이 있다는 고객 민원을 보고받았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 본사가 개입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존 리 전 대표는 구속된 신현우 전 대표에 이어 5년간(2005년 6월~2010년 5월) 옥시의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다. 이 시기는 가습기 살균제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때로, 피해자도 가장 많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검찰은 태아 상태로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돼 피해를 본 3명에 대해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피해자에 포함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된 서울대 조아무개 교수의 실험이 간접 증거가 됐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5살 박나원양, 살균제 후유증 고통
가족들 “애경 수사 빨리 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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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박나원양이 23일 오후 서울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장에서 피곤해 하자 어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다. 박양은 한 살 때부터 목에 산소공급용 튜브를 달고 지내다 최근 튜브 제거 수술을 받고 퇴원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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