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17 11:37
수정 : 2020.01.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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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지키기파주시민대책위원회와 파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16일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살균·소독제 성분 공개와 피해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파주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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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환경단체, 전수조사·대책 촉구
정부 ‘친환경제 뿌렸다’ 해명했지만
산림청도 유해성분 약제 썼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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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지키기파주시민대책위원회와 파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16일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살균·소독제 성분 공개와 피해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파주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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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지역 환경단체들이 최근 논란이 된 ‘임진강 일대 유해성분 살균제 항공방제’(<한겨레> 1월14일치 13면)와 관련해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살균·소독제 성분을 모두 공개하고 피해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임진강지키기파주시민대책위원회와 파주환경운동연합은 16일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진강 일대 항공방제 때 동물 기형, 어류 치사를 일으킬 수 있는 4급 암모늄 화합물(DDAC)이 포함된 약품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최근 언론에 보도된 뒤 정부의 해명을 보면 사태의 원인과 실제 방제 현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사고수습본부는 4급 암모늄 화합물을 비롯해 방제에 사용한 살균제의 종류와 사용량에 대해 항공방제를 한 부처와 지방정부별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한겨레> 보도 이후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수면에 직접 방역하는 것이 아니라 비무장지대, 민통선 지역의 멧돼지 활동지 등 산림지역을 중심으로 방역했다”며 “쉽게 분해되고 생물에 축적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구연산제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23일~11월29일까지 총 41회 항공방제에 사용된 소독제가 모두 구연산제제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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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마을 주민과 문산읍 영세상인들이 지난 8일 통일대교 앞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이후 민통선 출입 금지 조처로 주민들이 생존권 위기를 겪고 있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산자유시장 상인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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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 시민단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구연산제제를 사용하라’고 지방정부에 지시한 것은 10월22일이었고, 집중적인 방역이 이뤄진 9월29일부터 10월22일까지는 연천, 파주 등지에서 ‘바이킹’ 등 4급 암모늄 화합물이 포함된 약제를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산림청은 9월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킹’을 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어 “임진강, 눌노천 등에도 수면에 직접 방역하는 것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며 “정부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변명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의 방역시스템을 철저히 조사,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정부가 사용을 권고한 살균제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안전건강연구소 김정수 박사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친환경 소독제라고 사용을 권고한 약품도 인체나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며 “정부는 동물 전염병, 특히 축산농가의 소독약 성분들의 유해성을 재조사해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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