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지역 총선 출마할 듯
5월단체 “1심선고 미뤄져 유감”

전두환 재판을 담당했던 장동혁 광주지법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33기)가 사직했다. 앞으로 예정된 재판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씨에 대한 조속한 선고를 기다렸던 5·18단체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16일 광주지법의 말을 종합하면 형사8단독 장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15일 수리됐다. 충남 보령 출신인 장 부장판사는 이날부터 대전의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그는 여러 언론을 통해 대전·충남 지역에서 4월 총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사직서 제출도 공직 사퇴 시한(1월16일)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장 부장판사는 대전지법, 인천지법,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했으며 2016∼2018년 국회 파견을 거쳐 2019년 2월 광주지법으로 발령받아 전씨 재판을 맡아왔다. 그의 사직에 따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당장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증인신문부터 연기된 재판은 다음달 24일 법원 정기인사 때까지 임시 재판부 체제로 운영된다. 2018년 5월 기소 이후 증인신문만 8차례가 열린데다 새로운 판사가 오더라도 기록 검토에만 한달 이상이 걸려 다음 재판은 3월 이후에 가능할 전망이다.

새 재판장이 전씨의 불출석 허가를 유지할지에 대한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씨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지난해 말 골프·오찬 회동을 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출범한 상황에서 전두환 재판 1심 선고가 조속히 내려져 헬기사격에 대한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장 부장판사의 사직으로 일정이 늦어진 것에 대해 유감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씨는 지난 2017년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