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14 18:47
수정 : 2020.01.15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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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수 전 연기군수.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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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정권 시절 폭로로 구속·파면
‘관의 정치적 중립’ 세우는 계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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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수 전 연기군수.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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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정권에서 치러진 제14대 총선에서 관권개입을 폭로한 한준수 전 충남 연기군수가 1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0.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가 극심했던 1960년 공직 생활을 시작한 고인은 연기군수 취임 1년 만인 1992년 8월31일 서울 마포 당시 평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권이 총선에 개입했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그는 충남 지사와 여당 후보에게서 받은 돈과, 군에서 조달한 자금 등 8500만원이 선거용으로 뿌려졌고, 윗선 지시에 따라 읍면은 물론 리 단위까지 조직적인 표 관리가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그 증거로 수표와 지역별(공무원) 선거책임할당 배치표 문건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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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선언 기자회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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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자회견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돼 처벌받았고 정년을 사흘 앞두고 파면까지 당했다. 하지만 고인의 양심선언은 관의 정치적 중립 원칙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이다. 또 국가안전기획부 주도의 ‘관계기관대책회의’가 사라지고 훗날 부정부패방지법을 제정하는 디딤돌이 됐다.
유족으로 상혁(방송통신위원장), 선희·윤희·인희·소희씨 등 5남매가 있으며 최정권(기초과학연구원 연구위원)·이성호(㈜버킷리스트 대표)·고제규(시사IN 편집국장)씨 등이 사위다. 빈소는 대전 유성선병원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8시.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 (042)825-9494.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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